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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아차산 날다람쥐, 세명대 농구장에서 날다.

  • 이* 우
  • 조회 : 4344
  • 등록일 : 20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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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늦은 밤, 세저리 10기들이 농구장에 모였다.

 

불 꺼진 세명대 농구장은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환하게 불이 밝혀진 축구장과 대비를 이뤘다. 기숙사 들어가기 직전, 잠깐의 시간을 활용해 코트를 누비려 하는 세저리 농구인들을 배려해주지 않는 세명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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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동공을 적응시키기 위해 잠깐 몸을 푼 세저리들은 이내 3:3 게임을 시작했다. 농구경험이 전혀 없는 창우, 연주, 경난은 구경 좀 하다가 갈 심산이었지만 꾐에 빠진 것이다.

 

팀은 혜인, 창우, 연주와 경난, 지현, 윤석으로 구성됐다. 미경험자에게는 1골에 5점을 적용하는 어드벤테이지가 적용됐다.

 

게임은 시작부터 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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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인팀은 연주를 센터로 활용해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공이 있는 곳에 그녀가 있었다. 초심자라 할 수 없는 실력을 보여준 연주는 게임을 끝날 때까지 10득점 이상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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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인은 특유의 나른한 표정을 유지한 채, 입학 후 1개월간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민첩함을 선보였다. 그는 한창 때의 별명이 아차산 날다람쥐였다며 멋쩍은 듯 웃었다. 아차산 날다람쥐에게 세명대 농구장은 비좁은 듯 보였다. 아니, 매우 보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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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은 쭉쭉 뻗은 기럭지를 활용한 시원시원한 농구를 선보였다. 본고장에서 갈고닦은 슛팅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골대를 갈랐다. 윤석과의 패스 플레이로 상대를 농락하는 모습은 마치 슬램덩크의 윤대협을 떠올리게 했다.

 

창우는 그런 지현을 전담 마크하였으나 미스매치의 한계를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공격 좀 해보려 하면 어느새 농구 경험자 윤석이 달려왔다. 윤석은 미경험자를 상대로 최선을 다해 마크하며, 심지어 공까지 빼앗아가는 치사함을 보여 빈축을 샀다. 덕분에 창우의 손을 떠난 공은 골대를 두드리며 변죽만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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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난은 경난팀의 주 득점원으로서 15득점 이상을 책임졌다. 단신에도 불구, 쏘는 슈팅마다 자석처럼 골대에 빨려 들어가는 신기를 보여주었다. 농구는 신장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거라는 앨런 아이버슨의 명언을 되새긴다.

   

윤석은 놀라운 유연성으로 어떤 자세에서든 슛을 성공시켰다. 고등학교 졸업 후 농구를 해 본 적이 없다는 보험성 멘트를 던진 후, 의외의 실력을 드러내 찬사를 끄집어냈다. 아웃되는 공을 가장 먼저 주우러 가는 착함은 덤이었다.

 

게임은 다들 점수계산을 까먹은 가운데, 흐지부지 끝났다. 무엇보다 미경험자들의 체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미경험자들은 경험자들에게 각종 농구기술을 전수받았다.

 

연주는 윤석이 계속 던져주는 공에 주저앉을 때까지 슛 연습을 하며 결심했다. 다시는 농구보러 오지 말아야겠다고. 연습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사진을 찍고 있는 창우의 아이폰에 농구공을 정확히 명중시키는 신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사진이 많이 찍히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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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난은 지현에게 레이업 슛을 전수받았다. 실패를 겪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은 그녀는 끝내 슛을 성공시키며 재능을 증명했다. 하지만 다시 농구를 하러 올 지는 의문이다.

 

3살 때부터 농구공을 잡았다는 아차산 날다람쥐 혜인은 잠이 온다는 연주의 불평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윤석과 지현을 상대로 드리블 강의에 열을 올렸다.

 

1시간 남짓 진행된 세저리인들의 농구 타임은 아쉽게 끝났다. 처음으로 농구의 재미를 가르쳐준 혜인, 지현, 윤석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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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7
admin 박기완   2017-04-05 07:10:24
올 날다람쥐님의 농구실력이 궁금하군요.ㅋㅋㅋ
admin 조은비   2017-04-05 13:30:4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협소설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묘사가 인상깊네요. 유잼.. 세저리 이야기 써달란 부탁 흔쾌히 들어줘서 고마워요 오빠~! 짝짝짝
admin 혜연   2017-04-05 17:01:19
아차산 날다람쥐ㅋㅋㅋㅋ 제목 뽑는 실력이 대단하시네요ㅋㅋㅋㅋ
admin 혜연   2017-04-05 17:03:30
마치 농구중계를 현장에서 보는듯 긴장감 넘치네요ㅋㅋㅋㅋ
"농구는 신장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거라는 앨런 아이버슨의 명언" 가슴에 새기고 갑니다.
admin 바구지   2017-04-05 17:17:26
ㅋㅋㅋㅋ어두운 사진을 설명해 주는 멋진 글 최고 bb
admin    2017-04-06 11:04:23
담엔 가치합시당ㅋㅋ
admin 박진홍   2017-04-06 22:10:43
아차산 날다람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천에 온 이후로 가장 민첩한 날이었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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