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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환경팀 첫 회식 후기

  • 전* *
  • 조회 : 3332
  • 등록일 : 2016-03-25
 

기자는 사회의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그 중에서 특히 중요한 기자의 역할은 권력을 경계하는 것이다. 권력은 어디에나 있다. 권력 추구가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사회는 권력을 획득할 기회를 누구에게나 주기 때문에 권력욕 또한 쉽게 관찰된다. 그래서 기자 지망생들은 프로가 되기 전에도 어디서든 권력에 관해 많은 실습을 경험할 수 있다. 환경팀 회식 당일인 23일 수요일, 세저리 환경팀장 박OO 씨(30)에 의해 회식장소가 일방적으로 공지되었던 것은 잘못된 권력 남용의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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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팀 단체 O톡방에서 발견한 잘못된 권력 구현의 사례. 지도자들이 타당한 이유 없이 사람들의 소리를 외면하고 자기 마음대로 정책을 결정할 수 있도록 내버려둘 때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한다.

 

임기가 끝나면 권력도 내려놓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미덕이다. 하지만 불행히 우리는 그렇지 못했던 역사적 경험 또한 많이 갖고 있다. 전두환 대통령은 퇴임 전 후임 대통령에게 정식으로 관여할 수 있는 '국가원로자문회'를 만들고 스스로 상왕 격인 의장 자리에 앉는 과단성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는 일년 만에 백담사 유배라는 처참한 실패로 돌아왔지만, 그것은 조선시대에나 존재하는 줄 알았던 상왕정치의 서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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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종종 더 큰 권력에 의해 억제된다. 상왕정치의 현장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한국사회를 쥐락펴락했던 절대권력조차 해내지 못했던 일이 세저리 환경팀에서는 버젓이 벌어지고 있었다.

 

상왕정치의 현장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살아있는 권력’ 현 환경팀장 박OO 씨에게 서슴없이 제동을 건 이OO 조교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역사의 산 증인이다. 삼청교육대를 참칭해 온 이곳에서 이번 학기 졸업을 앞둔 그녀는 말하자면 누런 ‘깔깔이’를 벗 삼아 지내는 말년 병장 격이다. 이른바 ‘상왕’으로 칭할 수 있는 그녀가 아직까지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까닭은 그 시간동안 끊임없이 선생님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고 현혹해온 사회생활 능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세저리 단비뉴스의 한 획을 그은 17부작 원전 기획의 출발을 이끌었던 공 때문이 크다.

 

그러나 이번에 본인의 뜻이 관철되지 않자 이OO 조교는 직접 나서서 제샘을 회유하는 노련함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잰걸음으로 문화장 주차장까지 쫓아와서는, 장판파의 장비가 조조의 행군을 막듯 손짓 한번으로 회식장소를 향해 출발하려던 제샘의 차를 가로막았다. 이어 차창까지 여는 데 성공한 그녀가 순식간에 그 안으로 상체를 들이밀었다. 그 모습은 한번 거리를 좁힌 사냥감을 확실히 물어 놓치지 않겠다는 맹수의 기상과도 같았다. 포착된 희생양은 9기 신입생이었다. 그는 때마침 보호색인 짙은 녹색 야상을 입고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입학 후 처음으로 제샘의 차에 올라타 아직 엉덩이를 채 붙이지도 못한 신입생이 나약한 가젤처럼 속절없이 무리에서 이탈했다. 그 자리를 이OO 조교가 여유있게 차지했다. 그 모든 것은 선생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졌고, 오분이 채 지나지 않아 회식장소는 제주촌으로 재공지되었다. 차 시트를 엉덩이 열로 데우기도 전일 그 짧은 시간동안 차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환경팀 신입들에게 아직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다만 이후에 제샘마저 그녀의 사회생활 능력을 인정할 정도였으니 그 장쾌함은 새내기가 상상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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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팀 내에서 그녀의 권력이 얼마나 막강한지는 이들이 O톡 단체대화방에서 사용한 높임법을 분석해보면 알 수 있다. 현 환경팀장이 사용한 “~합니다”는 합쇼체로서 아주 높임의 표현인 반면 이른바 ‘상왕’의 문장은 아주 낮춤의 표현인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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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제샘과 17부작 원전 기획의 주역들. 왼쪽부터 차례대로 박OO 현 환경팀장, 이OO 조교, 기민도 씨, 김민지 씨, 배지열씨, 제샘. 이OO 조교가 예쁜 표정을 짓는 동안 옆에서 이른바 '얼굴 몰아주기'를 열심히 수행 중인 기민도 씨(왼쪽에서 세번째)의 표정이 눈에 띈다. 그는 8기 학생이지만 후기 모집을 통해 남들보다 6개월을 뒤늦게 들어왔기에 그만큼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눈에 띄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제샘과 이OO 조교, 기민도 씨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다소곳하게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짧은 초 5개는 원전 기획의 주역 다섯 사람을, 가운데 긴 초 1개는 제샘을 뜻한다는 것이 이OO 조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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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을 구석에 앉힐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미 자리에 앉은 신입생의 위치를 재조정하고 마음껏 먹기 편한 자리를 차지한 이OO 조교가 흐뭇해 하며 활짝 웃고 있다. 그 옆으로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신입생 강민혜 씨와 웃음으로 비위를 맞춰주고 있는 기민도 씨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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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에 자리를 빼앗긴 신입생 강민혜 씨가 결국 밀려드는 서러움을 참지 못하고 흐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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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에 예외는 없다. 김민지 씨는 이OO 조교의 뒤를 이어 직전 환경팀장을 수행하면서 권력에 가장 가까웠던 인물이지만 그녀 역시 술을 마시는 순간조차 긴장을 놓을 수 없다. 김민지 씨가 술을 성급히 들이키며 이OO 조교의 눈치를 보고 있다. 맞은 편 이OO 조교가 빨리 잔을 비우라고 재촉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오른쪽으로는 분위기를 파악한 뒤로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있는 신입생 박경배 씨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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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OO 현 환경팀장은 가수 서태지의 외모를 닮았다. 그는 학기 초 권력 장악에 실패한 뒤 다소 수척해진 모습으로 재기를 꿈꾸고 있다. 모처럼 발언 기회를 얻은 그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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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OO 조교와 그의 오른팔 김민지 전 환경팀장이 함께 케익을 자르는 동안 9기 신입생들이 자세를 가다듬고 박수부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 와중에 박OO 현 환경팀장이 신입생 박경배 씨를 향해 박수를 더욱 힘차게 치라는 무언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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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열 취재부장이 소맥 원샷보다 힘들 것 같은 사이다 원샷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 그는 사이다를 들이키는 도중 목이 타는 듯 여러차례 숨을 고르며 지켜보던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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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샘의 지도 하에 이OO 조교(당시 팀장) 일동이 장기기획에 착수한 뒤로 환경팀은 본래의 이름 대신 ‘원전팀’으로 불리는 일이 잦았다. 원전은 기성언론들도 정면으로 다루기를 꺼리는 주제이기에, 이들이 ‘원전팀’으로 활동했던 것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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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17
admin ㄱㄹ   2017-07-18 15:30:52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고퀄글이 왤케 많은거져.....?ㅋㅋㅋㅋㅋㅋㅋ화기애애한 환경팀과 제쌤의 미모도 여전하시네요 ㅋㅋㅋ 미디어팀 근황도 조만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여 ㅋㅋㅋㅋㅋㅋ(미디어팀 홧팅 ㅋㅋㅋ)
admin moony   2017-07-18 15:31:06
제정임 선생님
17편의 원전 기획 정성껏 봐주시고 잘 이끌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손발 오그라들까봐 못 드린 말씀들이 많습니다. 표현은 못해도 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쌤 :)
admin moony   2017-07-18 15:31:18
이런 환경팀 회식 후기는 처음이야 ! 꺄악 !
읽는 재미가 있네요 ㅋㅋㅋㅋㅋㅋ 환경팀 오랜 시간 수고 많았어요. 작성자 김범진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
admin ㅎㅎ   2017-07-18 15:31:30
다들 예쁩니다 ^^
admin 지지   2017-07-18 15:31:42
이야기의 재구성... 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ㅋㅋㅋㅋ 정성스런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나는 저런 표정으로 촛불을 끄는구나... 하는 걸 알고가네요... ㅠㅠ)
admin 박경배   2017-07-18 15:31:56
환경팀!! 즐거운 회식이었어요^^
admin    2017-07-18 15:32:05
매력적이다...! 다음 기사도 기대합니다...ㅋ_ㅋ
admin 윤연정   2017-07-18 15:32:17
ㅋㅋㅋㅋ글 진짜 길다. 정말 잼있었을 그 현장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ㅋㅋㅋㅋ
저도 막판에 글로나마 나와서 죠아융~~
admin 서태지   2017-07-18 15:32:27
서태지래 ㅋㅋㅋ
admin 민2   2017-07-18 15:32:38
제주촌 쿠데타!
admin 민2   2017-07-18 15:32:47
차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제가 압니다ㅋㅋㅋ
admin 룸메   2017-07-18 15:33:07
글을 쓰는 자가 권력을 가진다
진정한 상왕은 이 글의 필자다.
admin ㅇㅇ   2017-07-18 15:33:18
기사가 너무 길...어서 좋다!ㅋㅋㅋ
admin 자케   2017-07-18 15:33:27
환경팀 재밌어보이네요 굿!
admin ㅎㅎ   2017-07-18 15:33:36
세저리 월척일세
admin    2017-07-18 15:33:4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월간조선급 필력이다!
admin ㅊㅈㅂㅈ   2017-07-18 15:34:01
굉장히 장황했던 환경팀 회식 후기네요ㅋㅋ 권력은 앞으로 이 글을 쓴 분께 이양될 것 같네요 부디 남용하지 마시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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